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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즐겁게/잘 먹는게 매력

파주 마롱리면사무소카페

by 러움 2024. 11. 12.

이웃님의 포스팅으로 보고 기억하고 있던 파주 마롱리면사무소카페, 율곡 이이 유적지와 가까워서 산책 후 들렀었다.

주차 안내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주차장도 넓어 기다리지 않고 수월하게 주차했다.

 

마롱리면사무소카페 정문

 

후면 주차장을 통해 잔디광장으로 진입했기에 정문 사진은 사실상 식사를 주문하고 슬쩍 나와 찍은 것. 

면사무소였던 건물을 카페로 재탄생시켰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워 와보고 싶었다. 일단 건물 나이가 아빠랑 동갑임.

 

후면 주차장 방향에서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 풍경

 

식사 시간을 조금 넘겨 방문해서 사람이 많았다.

날씨가 따뜻하여 바깥 자리는 거진 다 만석이었다. 케어 키즈존이라 아이들이 어지간히 뛰어다니며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위험할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이 무색한 풍경이라 이래서야 나 홀로 노키즈존 반대 운동을 하는 입장에선 할 말이 없어 보였다.

 

자그마한 물줄기가 나오는 공간

 

딴소리지만 몇 년 전에 노키즈존이 약자인 어린이에 대한 손쉬운 차별 행위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모 커뮤니티에 댓글 한 줄 썼다 물정 모르는 무개념 맘충이 분명하다며 온갖 모욕적인 공격을 당했었는데, 억울하게도 난 딩크족이다. 🙄... 오히려 열린 공간에서 보호자의 제지 없이 방만하게 행동하는 아이가 있으면 굳이 잔소리하는 편이기도 하다. 과연 아이들이 경험하고 선택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건 나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그 아이들의 가까운 식구들일까? 혹은 피로도가 쌓여 결국 대문을 닫아걸고 마는 자영업자들? 이래저래 참 씁쓸한 일이다. 

 

식사 및 음료 주문과 베이커리류 계산이 가능한 공간
다들 개방감이 큰 뒷건물이나 잔디공간에 가서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다시 카페 이야기로 돌아와서- 앉을자리가 꽤 넉넉한 것에 비해 소박한 규모의 베이커리 공간과 식사 주문이 가능한 카운터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배고파서 걷기 싫다며 투정 비슷한 것을 부리는 집사람을 달래고자 날랜 걸음으로 메뉴판 앞에 섰는데, 식사 메뉴는 모두 비슷비슷하여(떡볶이, 파스타, 우동파스타...) 적당히 골랐다. 

 

베이커리 종류

 

공간을 넓게 쓰진 않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의외로 빵 종류가 제법 많았다.

카페 이름에 어울리는 밤파이가 아무래도 시그니처 메뉴인 듯하여 집에 갈 때 애플파이와 함께 하나 사서 나왔다. 파주 장단콩 앙금이 어우러져 아주 맛있었다. 하나 더 살 걸 그랬지.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 정수기 등 물품을 쓰기 좋게 잘 배치해 둔 점도 좋았다.

 

 

진동벨을 받고 앉아 보니 밖에 은행나무가 창에 걸려 꼭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식사 준비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기다리는 동안 나가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정문으로 나와 오른쪽을 보면 창에 걸려 있던 큰 은행나무가 보인다.

다들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고 가는 듯했다. 

 

 

물론 나도 놓칠 수 없지.

신랑을 닦달하여 여러 장 찍었다. 근데 마음에 드는 포즈는 은행나무 그림자에 가려 얼굴이 얼룩고양이처럼 나왔다. 휴...;;;

 

 

포기하지 않고 앉아있는 모습도 찍어 달라 졸랐다. 

인물 전용 렌즈를 물려 갔건만 렌즈 의도에 맞게 찍어주는 법이 없는 너... 이럴 거면 뉴팔오금 사줘.(...)

 

 

은행잎과 낙엽이 잔뜩 떨어진 마당에 서니 제법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삼삼오오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롱리면사무소, 떡볶이
크림 스파게티니

 

사진 찍고 놀다 오니 식사가 나왔다. 나왔는데... 굶주린 사람을 데려갔는데도 평이 박했다. 어느 정도 공감하였기에 약간의 책임감을 느꼈다. 특히 해산물 떡볶이임에도 새우 외에는 씨알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잘은 다른 해산물들의 상태와 그 위에 미처 다 녹지 않은 상태로 올려 나오는 치즈, 파스타의 묽다 못해 줄줄 흐르는 크림은 후... 둘이 진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시장이 반찬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밥을 먹고 나왔다. 

 

물론 모든 음식은 개인의 취향 차가 있으니 절대적으로 이곳의 식사가 형편없다는 주장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저 우리 입맛에 유독 안 맞았다는 것뿐.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이 메뉴들이 시그니처를 달고 유지하고 있겠지.

 

그래도 친절한 직원들이 맞아주고, 일단 골라온 빵들은 매우 맛있었으니 커피와 함께 베이커리 디저트를 즐기기 훌륭한 공간임은 분명하다. 

 

 

퇴식구에 식기를 반납하고 가는 길.

 

 

맨 위 방가로 같은 공간은 그늘이라 사람들이 가지 않는 것인지, 닫아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확실히 공간이 넓고 쾌적하니 사람들이 많아도 스트레스 받을 일은 적어 좋았다. 더 추워지기 전에 만끽하면 좋을 듯.

 

아 밤파이 하나 더 사올걸. 😂